일상 생활

“하루가 왜 이렇게 짧을까?” 분초사회에 갇힌 우리, 탈출할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행복 2025. 4. 2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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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시간을 ‘살아내고’ 있나요, 아니면 ‘쫓기고’ 있나요?

며칠 전 아침, 평소보다 15분 늦게 눈을 떴습니다. 늦잠도 아닌데 묘하게 초조하더군요. 세수는 생략하고 커피 한 잔 들고 노트북을 켜자마자, 오늘도 밀려오는 메일과 업무 메시지. 점심은 유튜브를 보며 10분 만에 해치웠고, 퇴근 후엔 밀린 뉴스레터와 피드 확인에 30분, 그리고 짧은 틱톡 영상 몇 개.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1시.

우린 언제부턴가 ‘시간에 쫓기는 삶’이 당연해졌습니다. 바쁜 것도 아닌데 늘 바쁘고, 한가한 날에도 불안한 느낌.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분초사회’**입니다. 말 그대로 ‘분’과 ‘초’까지도 쪼개 써야 하는 사회, 단위 시간이 가치로 환산되는 세상이지요.

하지만 이런 분초사회, 단순히 “빨리빨리 문화”로 치부하고 넘길 수 있을까요?


분초사회, 단순히 속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사람들은 참 조급하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술, 문화, 경제 전반에 걸쳐 사회 시스템 자체가 ‘속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 음식을 시킬 때 30분이면 빠른 편이었는데 요즘은 10분 배달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배달의민족의 실시간 배달 시스템 ‘배민1’이 대표적이죠. 사용자들은 이제 ‘바로 도착하는 음식’에 익숙해졌고, 배달 시간 5분이 늦어도 불만이 나옵니다.

2023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명 중 8명 이상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가장 큰 이유로 ‘일상 속 다중 작업과 실시간 대응의 피로감’을 꼽았습니다. 단순히 바쁜 게 아니라, 끊임없는 대응과 정보 소화 요구가 삶을 분 단위, 초 단위로 잘게 쪼개고 있는 거죠.


시간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소비’하는 시대

예전에는 시간 관리의 개념이 “하루를 계획적으로 써야 한다”는 의미였다면, 지금은 시간을 ‘쪼개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콘텐츠도, 커뮤니케이션도, 소비도 이젠 ‘짧고 빠르게’가 기본이 됐죠.

대표적인 사례가 ‘숏폼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 릴스 등은 평균 길이가 15초에서 60초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Z세대의 67%가 “긴 영상은 아예 보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런 콘텐츠 포맷이 자리잡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집중력의 단축과 시간 효율의 추구, 두 가지가 분초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모 미디어 스타트업이 실험한 결과, 동일한 정보량을 전하는 두 콘텐츠 중 ‘3분짜리 영상’보다 ‘40초 숏폼 영상’의 도달률과 공유율이 3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분초사회가 초래한 의외의 변화들

첫째, ‘기다림’이 사라졌다

옛날엔 버스 10분만 늦어도 그냥 기다렸습니다. 지금은 어플로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고, 1분만 지연돼도 “왜 늦지?”라는 불만이 나옵니다. 기술이 준 편리함 덕분에 기다림에 대한 인내심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둘째, ‘성공의 속도’가 성공의 기준이 됐다

유튜버가 1년 만에 억대 수익을 올렸다는 뉴스, 20대 창업자가 IPO에 성공했다는 기사, 모두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례로 포장됩니다. “얼마나 오래 했는가”보다 “얼마나 빨리 성공했는가”가 더 주목받는 구조죠.

이런 흐름은 현실에서도 영향을 미칩니다. 30대 초반의 친구가 저에게 “이제는 3개월 안에 성과 못 내면 무능하단 소리 듣는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씁쓸했지만,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분초사회, 장점만 있을까?

그렇다고 분초사회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정보 접근성과 업무 효율성, 자동화 기술의 발달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죠. 일례로, 클라우드 협업 툴과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빠르게 살되, 깊이 살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시간도 줄어들고, 인간관계는 실시간 반응 속에서 피상적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기서 중요한 건 속도를 무작정 줄이자는 게 아닙니다. 분초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오히려 ‘선택적 속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실천하는 건 ‘디지털 안식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루 1시간 정도는 휴대폰을 꺼두고, 책을 읽거나 걷거나 멍 때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점차 그 시간이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또한, 업무 시간과 비업무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려고 노력합니다. “일할 땐 몰입, 쉴 땐 확실히 쉰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분초사회 속에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어쩌면 방금 전까지 유튜브 하나 보고, 메신저 답장하다가 들어오셨을지 모릅니다. 괜찮습니다. 그게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훈련이 꼭 필요합니다.
모든 걸 빨리, 많이, 즉시 해내야 한다는 압박은 결국 우리를 지치게 만듭니다. 분초사회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 하루 몇 분만이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가 주도하는 삶’을 선택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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